‘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에 온 메일링을 펌
공감지수…
분명히 공감지수도  능력이 맞다.
혼자 공부 잘하고, 혼자의 힘으로 완벽하게 모든것을 처리하는 사람은 더이상 이 세상이 원하지 않는다.
함께사는 지구에는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잘 해낼수 있는 사람이 인기가 있다.
회사가 됐든, 어떤 공동체가 됐든 서로에 대해서 공감해주고, 함께 긍정해주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러면서도, 일을 추진하고 성취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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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초대권을 보내주어 겨울이, 여름이와 음악회에 갔습니다. 한여름 밤의 미술관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재즈 피아노 연주를 들었습니다. 때 마침 가을인 듯 선선한 바람도 불어와 감미로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1부 순서가 끝나고 제 신청곡인 즉흥연주 마이퍼니 발렌타인도 들으며, 회상에 잠긴 모처럼 여의한 시간이었습니다. 

  잠깐 쉬는 시간에 연주자가 우리쪽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겨울이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그를 지켜보는 겨울이의 가슴은 분명 뛰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 연주자가  겨울이를 보고 말했습니다. “푸른색이 잘 어울리시는군요. 연주가 어떻게, 괜찮으셨어요?”
잠시 연주자를 바라보던 겨울이는 “그런데 연주 중에 건반이 튀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여름이와 저는 일순 당황했고, 연주자는 오늘 피아노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설명을 하다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자리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오랫동안 배운 겨울이가 피아노소리에 대해 잘 알지만, 하려던 말은 그게 아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연주회가 끝나고,  맥주를 더 마시러 갔습니다. 몇 잔의 스타우트가 오가고, 연주자 이야기가 나오자 여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말했습니다.
 “겨울아, 너 공감 능력 부족한 건 알아줘야 해.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피아니스트를 대형무대도 아니고, 소형무대에서 보고, 또 그 사람이 말까지 건넸는데, 첫 마디가 뭐 건반이 튀었다고? 내가 다 속상하다.”
겨울이도 소란한 속을 달래는 듯 말이 없습니다. 곁에 있던 저도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너 그 사람 앨범 다 사고,  독주회도 몇 번이나 갔잖아. 오늘 기대 했었을텐데 좀 그랬겠다.”  그제야 겨울이가 입을 뗐습니다. “그러게, 그 사람 만나면, 재즈, 국악, 클래식을 오가며, 음악 세계를 넓혀가는 연주관이 좋다고, 팬이라고, 오늘 전람회의 그림도 일품이었다고,  말해주려 했는데, 또 일 비슷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어.”
“너는 뭐든 분석해야 직성이 풀리잖아. 분석해서 혼자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입 밖에 꼭 내어 사람 기분 망쳐 주는데 뭐 있지. 내가 너에게 그동안 당한 것을 생각하면, 잘됐다. 이번 기회에 그 버릇 좀 고쳐. 그럼, 내가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말해 봐”
 짓궂은 여름이는 손 마이크를 가져다 대며 겨울이를 놀립니다.
“오면서 내내 생각해 봤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일 잘하는 사람이 제일 좋아 보였어. 그래서 사람을 만나도 일로 연결이 안 되면 이 나이가 되도록 어떻게 가까워지는지 잘 모르겠어. 아직도 사적으로 아무리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도 밥 먹자, 차 마시자는 말을 할 줄 몰라. 또 어떤 일을 하면, 집안의 누군가가 늘 나를 평가해 주었어. 그러니 나도 누굴 만나면 평가를 해줘야 예의라고 생각하나봐.”
“맞아, 딱 너야. 잘 아네. 그런데 우린 어쩌다 친해진 거지”
“우리도 처음엔 일로 만났잖아.”
“두 시간 전으로 돌아가 그가 내게 와서 똑 같은 말을 했다면”
“했다면, 먼저 공감, 그다음 그의 일에 긍정을 해 주어야지. 넌 긍정능력도 제로야. 그래서 사람들이 까칠녀로 오해하기 딱인 스타일.”
“그럼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거니?  네. 오늘 연주는 무척이나 환상적이었어요. 저는 선생님의 연주를 데뷔초기, 콩쿨에 입상하셨을 때부터 들어왔어요. 선생님의 음악세계는 놀랍습니다. 감동적이에요.”
“ 아. 느끼, 느끼. 하하하”
 
 세 사람은 밤이 이울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겨울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의 긍정 공감지수는 몇 점인지,  긍정, 공감이 여름이의 말대로 능력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은 심리학적 접근의 공감도, 능력도 아닌, 사람을 존중하는,  배려에서 시작될 때 따듯하게  다가 오는 것이었어요. 
  저의 부족한 공감지수 때문에 누군가 더 할 말을 못하고 말문을 닫지는 않았을까요?
 그대의 긍정공감 지수는 몇 점인지요. 휴가시즌이 시작된 요즘,  마구 긍정공감의 세레모니를 날려 보시는 한 주 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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